금지은 원장의 '소중한 눈을 위한 3분 정보'
“올바른 시선으로 마주한 세상”… 모로코 팅기르에 울려 퍼진 ‘빛의 기적’
밝은성모안과의원
금지은 원장
입력 2026-05-22

의사로서 매일 수많은 환자를 만나지만, 유독 마음 한구석에 묵직한 돌덩이로 남는 순간들이 있다. 지난 5월 3일부터 9일까지 국제실명구호기구 비전케어일정에 함께 다녀온 모로코 팅기르(Tinghir)에서의 6일이 내게는 그랬다.
그곳에서 만난 환자들은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혹은 고작 수십 달러의 의약품 비용이 없어서 평생을 어둠 속에 방치된 채 살아가고 있었다. 수술만 하면 당장 내일부터 앞이 보이는 당연한 진리를, 가난과 열악한 의료 환경 때문에 기적처럼 바라보아야 하는 현실을 마주했을 때 안과 의사로서 깊은 책임감과 먹먹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이번 ‘비전아이캠프’에서 밤낮없이 진료실과 수술실을 지키며 총 855명의 현지 주민의 진료에 참여했다. 그중 222명의 백내장 환자에게 눈부신 세상을 다시 선물했고, 그것은 단순한 시력의 회복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잃어버린 미래를 되찾아준 눈물겨운 순간이었다.
의료봉사를 다니며 늘 가슴에 새기는 지론이 있다. 한국에서 우리가 찾아가 일시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떠난 후에도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짜 자원봉사’라는 점이다.
그래서 이번 캠프 동안 현지 의료진과 수술실에서 온전히 호흡을 맞추었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된 안과 수술 기법과 백내장·사시 수술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우리가 떠난 뒤에도 이곳 팅기르의 현지 의사들이 또 다른 환자를 치료하고, 그들이 다시 새로운 의료진을 교육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안보건 체계’의 씨앗을 심고 온 것이다. ‘Restore Sight, Share Vision' 비전케어의 슬로건이자, 필자가 의사로서 평생 실천하고 싶은 약속이기도 하다.
기술을 나누는 것을 넘어, 우리의 시간과 마음을 온전히 나누는 것. 그것이 환자들의 어둠을 걷어내고 세상과 다시 연결해 주는 유일한 길임을 믿는다. 짧은 일정 동안 함께 땀 흘리며 기적을 만들어준 현지 의료진과 봉사자분들, 그리고 마음으로 성원해 주신 모든 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