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재활치료는 미숙아 성장에 필수… 수가 현실화 절실

최용성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메디컬 포커스] 미숙아 재활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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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성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저출산 고령화, 생산가능 인구의 첫 감소 추세…. 최근 우리사회를 규정지을 수 있는 몇가지 키워드다. 통계청이 제시한 2016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7명에 불과하다. 연간 40만명씩 태어나는 신생아들을 튼튼하게 양육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신생아의 6.7%는 극소저체중출생아로 출생한다. 극소저체중출생아는 태어날 때 체중이 1.5㎏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극소저체중출생아는 미숙아인 경우가 많다. 자궁 속에서 37주를 채우지 못하고 나오면 미숙아다. 자궁이라는 우주 속에서 평화로이 자라야 하는데, 갑자기 생명줄이 단절돼 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미성숙한 폐를 통해 호흡을 완수해야 하며, 이것이 힘들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부지해야 한다. 뇌도 마찬가지다. 28주 미숙아의 뇌는 아직 원시적인 발달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다.

영아들은 정상적으로 발달할 때 특정 지표가 있다. 3개월에 목을 가누고, 5개월에 뒤집기 시작하며, 7개월에는 앉을 수 있고 9개월에는 무언가를 잡고 일어설 수 있는 것 등이다. 그런데 극소저체중출생아나 미숙아는 이러한 지표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극소저체중출생아의 5.9%가 18~24개월이 돼도 보조적으로 도움이 있어야 앉을 수 있거나 아예 앉을 수 없는 비정상적 발달 모습을 보인다. 10.9%는 열 걸음 정도를 혼자 걷지 못하거나, 도움을 받아야 걸을 수 있다. 아이들이 발달 지연을 보이기 전에, 개선을 위해 물리치료·인지치료·감각통합치료 등을 제공하는 것을 조기중재요법이라고 한다.

여러 임상연구들에 의하면, 극소저체중출생아·미숙아에게 조기중재요법을 실시하면 운동 기능과 인지 기능 발달 지표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 극소저체중출생아·미숙아 재활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1월부터 극소저체중출생아·미숙아에게 만 3세까지 외래 진료비를 경감해주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퇴원 이후에도 재활의학과·안과·이비인후과 등 많은 진료과를 출입해야 하기 때문에 부모들은 여전히 의료비가 부담되는 형편이다. 더 큰 문제도 있다. 소아 물리치료의 수가는 들이는 노력에 비해 매우 부족한 편이다. 영아에게 시행하는 물리치료·인지치료 등의 조기중재요법을 실시할 수 있는 의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며, 병원의 치료시설도 열악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유감스럽게도 보호자들이 아이를 데리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거나, 치료순서를 기다리다가 시기를 놓지는 일이 많다. 소아 물리치료의 수가 현실화와, 인지치료의 활성화가 시급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