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유방암 전이 억제 과정을 이해할 또 다른 단서가 규명됐다. 에스트로겐에 의해 유도되는 ‘RNF208’이란 유전자가 유방암이 전이되는 것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내용이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는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정밀의학연구센터와 공동 연구한 RNF208 유전자 발견 논문이 영향력 지수 11.88의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게재됐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 등을 적용해 유방암 유형에 따른 유전 정보를 분석했다. 동물실험에서 RNF208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키면 유방암 세포의 성장과 폐 전이가 제어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 유전자가 전이 조절인자의 유비퀴틴화를 유도하고 분해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실제로 다수의 국내 유방암 환자의 조직을 분석한 결과, RNF208 유전자가 낮게 발현된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의 생존율이 과발현된 환자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사람표피성장인자(HER2)가 모두 음성인 유형으로, 표적치료제 등이 잘 듣지 않는다.

김성진 센터장은 “이번 연구로 에스트로겐이 어떻게 유방암 전이를 억제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유전체 해독 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형 항암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