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제약업계 ‘역대급’ 실적… GC녹십자, 9월까지 매출만 1조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유한양행, 종근당도 3분기 영업이익 대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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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는 올 3분기까지 1조874억원대 매출을 기록, 3분기 만에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약·바이오업계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부분 산업계가 마이너스 또는 소폭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독감 백신 매출 증가·기술 수출 등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 중이다. 업계는 4분기에도 기대 요소가 많은 만큼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200억원·영업이익 5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사상 최고, 영업이익은 2014년 3분기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874억원으로, 실적 호조에 힘입어 3분기 만에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1조1460억원) 역시 무리 없이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백신 사업을 중심으로 혈액제제·일반제제·소비자헬스케어 등 사업 전 부문이 좋은 실적을 거뒀다. 특히 백신 사업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겨울철 독감 감염에 대한 우려와 함께 3분기 매출(1270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가량 늘었다. GC녹십자 측은 “북반구 지역 수요 증가와 함께 백신 부문 매출이 늘었다”며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자헬스케어 사업 역시 지난해보다 외형 매출이 30% 이상 확대됐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3분기(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101억원대에서 올해 247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매출 또한 416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60억원 이상 늘었다. 사업부문 별로 보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약품사업이 10%대 성장을 기록했으며, 기술 수출을 통한 라이선스 수익도 지난해 3분기 87억원에서 올해 169억원으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알코올성지방간염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으며, 전임상 시험 성과금으로 약 130억원을 수령한 바 있다.

종근당 역시 3분기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실적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575억원·48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5%·139.6%씩 증가했다.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케이캡 등 기존 제품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프리베나의 경우 독감 백신과 같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인해 매출이 300% 이상 증가했다.

바이오업계 약진도 두드러진다. 아직 3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셀트리온의 경우 3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652억원·1921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9%·86.3% 증가한 금액이다. SK증권은 “지난 7월 램시마SC가 유럽에서 IBD(염증성 장질환) 적응증을 획득함에 따라 램시마SC 매출 확대와 미국 트룩시마 점유율 확대에 따른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3분기 매출 2746억원·영업이익 565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실적을 뛰어 넘었다. 1~3공장 매출이 나란히 증가한 점이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모든 기업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아니다. 한미약품의 경우 3분기 323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2669억원으로 0.5%가량 소폭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기술수출을 해지한 데 따른 것으로, 한미약품 측은 적자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노피 측의 권리 반환 과정에서 발생한 공동 분담금으로 인해 R&D 비용이 급증했으나, 이는 일회성 비용으로 4분기부터 곧바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약업계는 4분기에도 좋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호흡기 질환 관련 백신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치료제·백신·진단키트 등 코로나19 관련 의약품 수출과 CMO 수익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의 경우 4분기에도 기술 수출에 따른 수익이 이어질 전망이다.